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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풍 유로클리돈에 관한 에피소드(모비딕 챕터2)

by winter-art 2024. 1. 12.

관짝에 빗댄 스파우트 인 앞에서 추위에 떨면서 몽상에 빠진 청년이 기어이 큰 마음을 먹고 모텔로 들어가기 직전의 심리를 보여준 내용입니다.

 

 

 

 

 

유로클리돈

 

모비딕 챕터 2 전편 읽기

 

 

Euroclydon, nevertheless, is a mighty pleasant zephyr to any one in - doors, with tempestuous wind called Euroclydon, ' says an old writer- of whose works I possess the only copy extant- 'it maketh a marvellous difference, whether thou lookest out at it from a glass window where the frost is all on the outside, or whether thou observest it from that sashless window, where the frost is on both sides, and of which the wight Death is the only glazier.

 

 

 

이런 말을 한 오래된 작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강력한 유로클리돈에도 불구하고 실내에 있는 이들에게는 유쾌한 서풍처럼 느껴진다고 했다는데요. 그러면서 그것은 경이로운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서리 낀 창을 안에서 보고 있는 것과 밖에서 보고 있거나 결론은 그 창에는 죽음만이 활력소라고 혹은 유일한 눈부심은 죽음뿐이라고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요. 창에 삿시가 없어서 더욱 춥게 느껴진다고 한 것 같기도 합니다. 

 

' True enough, thought I , as this passage occurred to my mind- old black- letter, thou reasonest well. Yes, these eyes are windows, and this body of mine is the house.

 

이스마엘은 충분히 생각한 끝에 눈은 서리 낀 창이고 자신의 몸은 집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렵지만 멋있는 표현 같습니다. 

 

 

 

What a pity they didn't stop up the chinks and the crannies though, and thrust in a little lint here and there. But it's too late to make any improvements now. The universe is finished;

 

그러면서 가엾게도 이들이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대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어떤 개선도 하지 않고 우주는 완성되었다며.

 

 

 

the copestone is on, and the chips were carted off a million years ago. Poor Lazarus there, chattering his teeth against the curbstone for his pillow, and shaking off his tatters with his shiverings, he might plug up both ears with rags, and put a corn-cob into his mouth, and yet that would not keep out the tempestuous Euroclydon.

 

아무튼, 이미 백년전에 마감돌도 세워지고 완성형인 모텔에 불쌍하고 가난한 성경 속 나사로까지 들먹이면서 갖은 방법으로 추위를 막아 보려 했지만 유로클리돈을 막을 수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Euroclydon! says old Dives, in his red silken wrapper-(he had a redder one afterwards) pooh, pooh! What a fine frosty night; how Orion glitters; what northern light! Let them talk of their oriental summer climes of everlasting conservatories; give me the privilege of making my own summer with my own coals.

 

이는 누가 복음 16장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부자와 청지기 중 믿음이 있는 청지기 나사로는 천국에 가고 부자 다이브는 지옥에 간다는 내용을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추위에 떠는 나자로와 이스마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본 것 같고요. 다이브는 유로클리돈을 대동하고 붉은 실크로 치장한 채 나사로 그러니까 이스마엘을 비아냥 거리는 것 같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왓 어 프로스티 나이트가 마치 아름다운 밤이에요,라고 외친 배우 느낌이 드는데요. 서리가 내리는 밤과 오리온은 어찌나 반짝이는지, 그리고 부자는  동쪽 지방의 영원한 온실 같은 여름을 만끽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석탄으로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북풍이 불어도 부자는 밖의 추위를 낭만적으로 바라보며 실내에서는 자신의 석탄으로 한여름처럼 지낼 수 있으며 그런 부자는 나자로 이스마엘을 한 껏 비아냥 거리고 있다는 거죠. 그냥 너무 추워서 누가복음 16장 우화까지 끌어들인 엄살쟁이로 일단 간주하겠습니다. 

 

 

 

 

But what thinks Lazarus? Can he warm his blue hands by holding them up to the grand northern light? Would not Lazarus rather be in Sumatra than here? Would he not far rather lay him down lengthwise along the line of the equator; yea, ye gods! go down to the fiery pit itself, in order to keep out this frost?

 

 

 

저렇게 부자는 추운 밤을 풍경삼아 온실 속을 살고 있는데 나자로가 된 그는 추위에 푸르죽죽해진 손을 북극성 불빛에 쬐고 있어야 하냐고 묻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나자로는 따뜻한 섬을 의미하는 것 같은 수마트라 섬에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아니면 더욱 따뜻한 적도 경계에 누워있고 싶지 않을까? 그러면서 알았으니 신이시여 불구덩이로 가서 이 추위 좀 없애 줄 수 있을까요? 하고 묻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거창합니다. 그냥 추워 디지겠다라고 말하면 될 것을 말입니다.

 

 

 

 

Now, that Lazarus should lie stranded there on the curbstone before the door of Dives, this is more wonderful than that an iceberg should be moored to one of the Moluccas. Yet Dives himself, he too lives like a Czar in an ice palace made of frozen sighs, and being a president of a temperance society, he only drinks the tepid tears of orphans.

 But no more of this blubbering now, we are going a-whaling, and there is plenty of that yet to come. Let us scrape the ice from our frosted feet, and see what sort of a place this 'Spouter' may be.

 

추위를 원망하다 체념한 것 같습니다. 나자로에 빙의해서 자기는 이제 부자 다이브의 문 앞 연석에서 꼼짝없이 누워야 할 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따뜻한 몰루카 제도의 사람을 빙산에 계류시키는 것보다 낫다고 합니다.

 

 

 

심지어 부자 다이브도 얼음 한숨으로 만들어진 독재자 카이사르 시저 황제의 얼음궁전에 살고 있다며 절제된 사회에서 그는 오직 열의없는 고아들의 눈물만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모비딕 첫 장에도 카이사르 때문에 자살한 카토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장에 또 얘기를 하고 있네요. 뭔가 상당히 반항적이고 반골 기질이 넘치는 청년인가 봅니다. 

 

아무튼, 길거리에서 노숙하게 생긴 자신의 처지가 따뜻한 나라에서 온 사람보다, 외로운 부자보다 고립된 독재자 왕보다 처지가 낫다고 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좌절하기에는 이르죠. 그에게는 여분의 지방, 고래 기름이겠죠? 그것이 필요하기에 우리는 고래를 잡으로 가야합니다. 그리고 아직 잡을 고래는 많이 남아 있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발에 낀 서리를 털어내고 스파우트 모텔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아니 거기 그냥 들어가면 될 것을 뭘 그렇게 거창하게 망설인 것일까요?

 

낡은 모텔조차 갈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워낙 샤이한 성격이라서 그런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요. 지금 챕터 2장을 가득 메운 분위기는 배를 놓쳤다. 묵을 곳을 찾아야 한다. 너무 춥다. 싼 모텔이 없다.

 

잘못 들어갔다. 제일 낡고 허름한 모텔이 보이지만 역풍 맞고 쓰러진 집처럼 보인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부자와 청지기 얘기가 떠오른다. 그래서 나사로로 빙의하다가 그래도 부자나 독재자보다는 내 신세가 낫다는 등 하면서 돈 떨어졌으니 고래를 잡으러 가야 한다. 일단 모텔로 들어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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