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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book/성경 자의적 해석

종교를 이용해 정치력 제대로 발휘한 모세의 큰 그림

by winter-art 2025. 3. 15.

구약 성경을 읽어 나가다 보면 지속해서 의구심이 듭니다. 아브라함 이후 모세로 이어지면서 뭔가 계획적이고 전략적이란 냄새를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왕자로 자라서 이집트 탈출을 이끌며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가나안을 정복하겠다고 하는 과정 속에 치열한 암투와 모략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모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모세 하면 홍해를 가르고 백성을 이끌고, 마치 신의 어명을 받고 중재하고 지도하는 출중한 리더로 보입니다.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는 백 프로 인정입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면 그냥 평범하게 태어나 이집트 왕자로 길러지면서 난데없이 같은 혈통의 남자를 위해 살인을 하고 미디안으로 도망쳐 살게 되고, 거기서 일가를 이루다 하나님 계시를 받고 십계명을 받아 오고, 그러더니 자신을 키워준 이집트로 돌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가겠다고 하고 말입니다. 그것은 마치 내 지분을 달라고 하는 것 같단 말입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노예들을 데리고 밑도 끝도 없이 가나안 땅으로 가겠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면서요. 

 

 

그래서 40일이면 도착할 거리를 40년 동안 방황하였고, 그런 가운데 기적과 우여곡절을 겪었고 각종 암투를 겪고, 전쟁을 하고 주변국을 장악해 가면서 세력을 강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하나님 앞에서 발끈한 죄로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한다. 그러나 너희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반드시 갈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정해주었다며 다음 후계자로 간택된 여호수와에게 권력 이양도 수월하게 진행하였고요. 뭐 그런 식으로 성경이나 교인들 사이에서 그려지는 그의 이미지는 박복해 보일 정도로 희생과 미완의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박복하게 산 줄 알았던 모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세의 압도적인 정치력

모세가 하나님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았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덕여왕의 미실처럼 만세력을 잘 활용해 선동 정치를 잘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예측 가능한 현상에 딱 맞춰 기적을 발휘한 것이 많으니까요. 못 배운 노예 출신들보다 이집트 왕자 출신이었으니 월등하게 똑똑하고 공부를 많이 했을 테니까요. 

 

모세는 일단 전면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말을 잘 못한다면서 아론을 앞세웠지요. 자신을 추켜세울 편을 만든 것이죠. 하나 하나 생각하면 모든 것이 엄청나게 치밀하고 정치적입니다. 현대 정치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변인을 앞세우고 중간 관리자를 통해 권력을 행사하는 리더들의 원조격입니다. 

 

 

광야에서 40년을 끈 것도 일부러 그런 것 같습니다. 백성들이 출애굽 1세대에서 새로운 세대로 교체되도록 의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죠. 그러니까 자신에게 충성하는 새로운 세대가 자랄 때까지 기다린 것이죠. 그리고 가장 압권인 것은 백성들을 훈육하는 가운데 시내산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계시라며 십계명을 받아 왔는데 백성들이 하나님을 모신다는 명목으로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하고 있었죠. 이것도 아론은 다 알고 있었으며, 모세가 발끈하자 레위 지파가 대뜸 나서서 편을 들고 모세는 이들을 이용해서 학살을 자행합니다. 그리고는 그 뒤부터 기강 잡는데 주력하고 레위 지파를 제사장으로 헌금을 걷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모세도 레위 지파 출신이었습니다. 

 

가나안 땅을 정복하게 되면 12지파들이 땅을 나눠 갖지만 레위 지파는 땅을 갖는 대신 소산물의 10%를 받겠다고 합니다. 마치 대단한 희생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던 거죠 .더욱 소름 끼치는 것은 자신은 하나님 앞에 죄를 지었기에, 그것도 너희들 탓이지만 내가 희생하는 거야,라는 뉘앙스로 자신은 가나안 땅 근처도 구경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의 뒤를 이을 후계자 여호수와를 따르면 너희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밟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이런 모든 정황을 보면 모세는 현대 정치사의 교과서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교, 정치, 군사 전력을 결합해서 하나의 국가를 건설한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보다는 대단하다는 표현이 적확하다고 보는 거죠.

 

 모세의 큰 그림

 

모세의 정치 전략은 참으로 주도면밀합니다. 현대 정치사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반 교인들은 그저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가고, 하나님 말씀이 다 인간에게 이로운 것만 가르쳐 주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오로지 공동체 이익을 위해서만 유리한 매우 이기적인 법규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집안 출신인 레위 지파를 기득권 세력으로 만들었는데요. 실제로 모세 등장 이전에는 하나님은 레위 지파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삭은 유언에서도 레위 형제들에게 저주를 하면 했지 축복은 하지 않았거든요. 레위 지파들은 잔인하기로 유명했는데 어느 순간 나타나 마치 자신들이 적자인양 행세하는 그림이 펼쳐지는 게 너무 미심쩍습니다.

 

 현대 종교계에서 모세의 위치

유대교에서 모세는 최고의 선지자로 추앙받습니다. 하나님과 직접 대면한 유일한 인간으로 인정되기 때문이죠. 오늘날까지도 모세가 전한 율법이 유대교의 핵심 규범이며 랍비들은 모세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즉, 유대교는 모세가 만든 시스템 위에서 돌아가는 종교입니다. 하지만 신앙 없이 관찰하는 저의 입장에서 그는 정치적 책략가에 불과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이 시스템이 견고해서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유대교뿐만 아니라 기독교나 이슬람교 등에서도 모세는 위대한 선지자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부정한다는 것은 오늘날의 정치, 사회, 경제 시스템의 근간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미 현대 종교계는 권력과 결합한 지 오래이기 때문에 모세를 부정하면 자신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겠죠. 

 

그러나 소수 의견으로 유대교에서도 모세를 비판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40년동안 방황하면서 반란과 불신이 끊이질 않았고 금송아지 사건으로 3000명을 학살한 것, 등등으로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지도자란 시각이 있습니다. 신약에서도 모세의 율법을 완전히 따르는 것이 아닌 예수가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저처럼 자유주의적 혹은 무신론적 관점에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신앙이라는 거품을 빼고 보면 의구심이 잔뜩인데 신앙 때문에 실체를 보지 못하는 것이죠. 또한, 모세가 그리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라면 적어도 수명이 120살은 넘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여태 하나님의 선택을 받던 사람들은 적어도 인간 제한 수명 120살은 넘겼는데 모세는 딱 120살까지 살았잖아요? 그것도 정말 120살이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어 보이고 말이죠. 현대 사회는 확실히 종교가 무력해진 탓에 아무래도 모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증가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냉정하게 신앙심 빼고 보면 모세는 뛰어난 정치가로 인정은 받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신비한 위인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정치 전략

  • 종교를 이용한 통합 전략
  • 전쟁과 군사 전략-신을 이용한 명분 전략
  • 경제 시스템 확보-헌금과 십일조로 재정 확보
  • 권력 승계-철저한 후계 구도 정리
  • 숙청과 반대 세력 제거-철저한 권력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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