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in.ter book/성경 자의적 해석

탐심으로 맞아 죽은 고통의 골짜기 진실을 파헤쳐보다(여호수아 7장 15~

by winter-art 2025. 3. 25.

여호수아는 탐심으로 맞아 죽은 아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훗날 고통의 골짜기란 의미의 아골 골짜기로 불리게 되었는데요. 이 아간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의 죄의 기억으로 땅에 새긴 흔적이 아닌가 합니다. 

 

아간 혼자만 전리품을 챙겼을까?

 

여호수아 7장에 등장하는 아간 사건은 하나님에게 불복종하고 물건을 훔친 죄로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아이성의 패배를 이끌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아간을 적발하기 위해 제비 뽑기를 하였고, 아간이 뽑힌 것을 하나님이 다 아시고 그리 행한 것이라는 놀라움을 보게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님은 가족을 전멸하게 하는 등 큰 벌을 받는 내용입니다. 신앙적으로만 보면 전형적인 권선징악 구도로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고 하나님 말씀 안 들으면 재앙이 닥치고 등을 시사하는 내용인데요. 이것을 정치적으로 풀어보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들 수 있을 겁니다.

 

여호수아 7장 1절~15절 내용 보기

 

여리고 정복 후 Ai 전투 준비하다 생긴 일(여호수아 7장 1절~

건방 떨다가 하찮은 아이성한테 대패하고 하나님 앞에서 머리 박고 울부짖는다는 내용의 여호수아 7장입니다. 15절까지의 내용을 다뤘는데 왜 안 좋은 일만 생기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탓을 하는

winterenter.com

 

여하튼, 아이성 전투에서 패배한 원인을 여호수아는 아간의 짓으로 돌리는 형국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임재하셔서 말한 것도 아니고 여호수아의 입으로 말한 것입니다. 전쟁에서 패하니 책임을 추궁할 누군가가 필요했겠죠. 제비 뽑기를 우연이도 물건을 훔친 아간이 뽑았다는 것도 기가 막힌데 이것은 우연이 아닌 심의 심판이라고 충분히 포장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아간은 여리고성을 초토화시키면서 그곳의 물건 전부를 파괴하고 나온 것인데 아간이 몇 개 훔쳐서 숨기다 이런 사달이 난 것입니다. 그런데 비단 아간만 이렇게 물건들을 숨겼을까요? 다들 없이 살던 사람들이라 그 귀한 금은보화를 그냥 버려둔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리고에 핵폭탄을 터뜨렸기에 유해한 물건이라 여겨 그리 다 두고 나오라고 한 것 같은데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은 것이죠. 그리고 유일하게 아간만 물건을 슬쩍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희생양 하나 제대로 세운 거죠. 더 황당한 것은 아간이 대체 누구길래 이토록 성경 한 줄을 새기느냐인 것입니다. 

 

 

 제물이 된 아간

 

다른 것 다 차치하고 정치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방심하다가 아이성에서 대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여호수아는 원인을 찾아야 했습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민심을 수습할 수 있던 상황이었던 거죠.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 군대라면서 그렇게 믿는 구석이 있었건만 작은 아이성에서 패한다는 것은 민족의 존망이 걸린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패한 원인을 이들은 하나님의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여기기로 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범인을 직접 찾아낸다 논리로 제비 뽑기를 진행합니다. 이는 공식적인 희생자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당첨된? 아간이 공개처형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그의 가족과 재산까지 전부 불에 태워 버립니다. 이후 아골의 골짜기 즉 재앙의 장소라는 상징까지 부여받게 되었는데요. 이와 같은 방식은 북한의 공개 처형 방식과 너무도 똑같습니다. 극단적 신정체제에서 공포와 충성심을 주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제도는 없어 보이니까요.

 

 

일단 이와 같은 짓을 아간 혼자만 했다는 것도 믿기지는 않지만, 그렇게 꼭 짚어서 아간을 제물로 삼기 위해선 그에 대한 서사도 필요했을 것 같은데 그저 유다 지파며 세라의 증손이고 삽디의 손자, 카르미의 아들 정도의 간략한 족보 정보만 제공합니다. 이는 개인의 특성보다는 지파를 강조한 감이 없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지파간 특성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유다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 관계

 

유다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 최후의 승자 포스팅 흥미로우니 함 읽어 보시고요.

 

16 So Joshua rose early in the morning and brought Israel near tribe by tribe, and the tribe of Judah was taken. 17 And he broutht near the clans of Judah, and the clan of the Zerahites was taken. And he brought near the clan of the Zerahites man by man, and Zabdi was taken. 18 And he brought near his house-hold man by man, and Achan the son of Carmi, son of Zabdi, son of Zerah, of the tribe of Judah, was taken. 19 Then Joshua said to Achan, "My son, give glory to the Lord God of Israel and give praise to him. And tell me now what you have done; do not hide it from me." 20 And Achan answered Joshua, "Truly I have sinned against the Lord God of Israel, and this is what I did; 21 when I saw among the spoil a beautiful cloak from Shinar, and 200 shekels of silver, and a bar of gold weighing 50 shekels, then I coveted them and took them. And see, they are hidden in the earth inside my tent, with the silver underneath."

 

19절을 보면 여호수아가 확실히 주접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하나님 빙의한 것도 아니고 난데없이 왜 내 아들아, 하고 부르는 겁니까? 마치 무당이 굿하다 접신받고 말하는 것이 연상되네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여호수아는 무슨 일을 계획할 때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호수아 3장도, 6장도 나오고 8장에도 나오는데요. 뭔가 부지런하고 책임감 있고 준비된 리더 이미지를 주려는 것 같지만, 혹은 새로운 시작에 리더를 맡아서 그렇게 이미지를 씌우려고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뭔가 남모르게 뭘 준비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여호수아가 아침 일찍 일어났다는 서두가 깔리면 뭔가를 꾸미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당연히 성실하고 신실한 리더도 맞겠지만 엄청 계산적이고 치밀하고 용의주도한 전략가가 분명하니까요.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서 이 해석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영문으로 보면 뉘앙스도 참으로 오묘합니다. 아간이 제비 뽑기를 해서 걸려들었을 때, 아간은 이런 식으로 실토를 합니다. 물건들을 봤고 탐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가져왔다고도 했고요. 그런데 다음 문장은 그러고 보니 그것들이 거기에 있더라, 그러니까 지금 보니 그게 내 장막 안에 있다. 이것이 저도 모르게 물건을 가져온 것을 인정한 것일 수도 있지만요. 다르게 생각하면 그저 마음으로 탐을 낸 것인데 실제 거기에 있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간은 순수하게도 마음으로 탐한 것도 죄라 여겼고, 그걸 알고 하나님이 갖다 놓았거나 아무튼,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다른 마음을 가진 것에만 쩔쩔맨 것이죠. 여호수아도 그렇고 아간도 그렇게 이 사건에서 핵심은 covet 탐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관례상 전리품은 으레 취하기 마련이었는데 여호수아가 절대 손도 못 대게 하였으니 모두가 탐심을 가졌을 겁니다. 아간은 하나님 앞에서 탐심이든 뭐든 죄를 지은 것에 당황하고 있었고 다른 백성들도 똑같이 탐심이 있었으니 반항하기보다 숙연해졌던 거죠. 그런데 이 모든 심리를 아는 여호수아는 콕 집어서 아간만 숙청하니 다들 안도하면서 여호수아에게 충성충성한 거죠. 

 

 

게다가 여호수아는 화법을 마치 하나님이 직접 말하는 것인 양 내 아들아, 이런 식으로 추궁한 거잖아요. 여호수아가 19절에서 내 아들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영광을 돌리고 그 앞에 자복하라, 이러잖아요. 완전 정치적 쇼의 달인 인정입니다. 

 

 탐심이라는 무거운 죗값

22 So Joshua sent messengers, and they ran to the tent; and behold, it was hidden in his tent with the silver underneath. 23 And they took them out of the tent and brought them to Joshua and to all the people of Israel. And they laid them down before the Lord. 24 And Joshua and all Israel with him took Achan the son of Zerah, and the silver and the cloak and the bar of gold, and his sons and daughters and his oxen and donkeys and sheep and his tent and all that he had. And they brought them up to the Valley of Achor. 25 And Joshua said, "Why did you bring trouble on us? The Lord brings trouble on you today." And all Israel stoned hi with stones. They burned them with fire and stoned them with stones. 26 And they raised over him a great heap of stones that remains to this day. Then the Lord turned from his burning anger. Therefore, to this day the name of that place is called the Valley of Achor.

 

내 아들아, 이러면서 다정하게 자백을 하라던 여호수아 앞에 아간은 탐심의 죄를 고백하였습니다. 이미 탐심 자체가 자기 무덤을 판 죄라 텐트 안에 그것들이 묻혀 있는 것을 보면서도 억울해 할 수도 없던 겁니다. 그래서 아간은 부인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던 겁니다. 여호수아는 정말 잔인한 인간 같습니다. 그렇게 부하들을 시켜서 트릭일지도 모르는 물건들을 찾아내고, 이를 본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향해 돌로 처 죽이라고 합니다. 냉혈한도 이런 냉혈한이 없습니다. 어디서 뺨 맞고 어디서 화풀이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전쟁에서 진 것은 자기가 못해서인데 왜 애먼 아간 탓을 하나요? 아간의 탐심 때문에 전쟁에서 패했다뇨.

 

그렇게 아간은 돌로 맞아 죽었고 공개 처형 후 시신을 묻는 게 아니라 돌로 덮어 버립니다. 집단 광기를 멈춘 후 하나님의 진노가 잠시 멈췄다고 했나?  아무튼 그렇게 아간의 시체 위에 쌓인 돌무더기는 그대로 남겼고 그래서 그곳 이름을 오늘날까지 아골 골짜기라 부른다고 합니다. 고통의 골짜기란 이름으로 역사에 남았다는데 여호수아의 광기라고 명하고 싶네요. 아무튼, 이런 불명예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아골 골짜기는 지속해서 저주의 상징으로 재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아간이 참 가엾게 느껴지는 1인입니다.

 

또한, 다소 소름 끼치는 것은 훗날 호세아서 2장에서는 이곳을 절망의 장소가 아닌 새로 시작하는 구원의 출발 의미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게 됩니다. 이것이 어떤 회복의 이미지가 아닌 마치 누명을 벗겨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