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장 15절은 창조주가 에덴 정원에 일을 하고 유지하게 하려고 남자를 그곳에 데려갑니다. 그리고 첫 의무와 책임을 부여하는 내용입니다. 한글 성경은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로 번역됩니다. 그러나 영어 성경으로는 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액면 그대로 단순한 구절입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보다 더 의미심장하게 와닿습니다.
창조주가 인간을 만든 원초적 이유
창조주는 인간의 주인이기도 하지만 자연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창조주는 인간보다 먼저 다른 생명체에게 축복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경작과 지배권을 주기는 했으나 이는 관리 차원에서 권한을 준 것이지 특별히 더 우위에 있는 존재라서 그런 것 같진 않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자신을 닮은 형상이니 애착이 있었겠지만요. 하나님의 아들은 아니었던 거죠. 보다 원초적으로 얘기하면 창조주는 일을 시킬 노예를 만든 게 아닐까요?
그러다 보니 창조주가 최초로 만든 인간이 흑인이었다는 말도 이해가 갑니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옷을 입지 않고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았으니까요. 옷을 입을 필요도 없이 뜨거운 태양 아래 지낸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 중에는 창조주가 흙의 먼지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육신이 아닌 영혼을 만든 과정이었다고 해석하던데 그것도 나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 위를 맴돌았다는 창조주가 어떤 구체적인 형상을 띄었으리라는 상상이 가질 않듯이 뭔가 뿌연 연기 같은 혼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다 후에 선악과를 먹고 실체가 드러나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최초의 허락과 의무
15. The Lord God took the man and put him in the garden of Eden to work it and keep it.
16. And the Lord God commanded the man, saying, "You may surely eat of every tree of the garden, but of the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you shall not eat, for in the day that you eat of it you shall surely die."
창세기 1장은 주로 사역동사 let이 등장합니다. 사역동사란 어떤 행위를 유발하는, 뭔가를 시키거나 허락하는 의미로 쓰이죠. 그러나 2장 15절에서 처음으로 조동사 may와 shall이 등장합니다. 계약서 등에 주로 의무를 표시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shall과 권한, 권리, 특권을 표현하는 may를 사용한 것이 뭔가 강력한 의무와 권한이 주어진 느낌입니다.
쉬어라 살아라 섬겨라 지켜라
성경은 처음부터 종속된 관계를 규정하고 순응의, 순종의 삶을 강요하는 경전입니다. 사주명리학 책을 읽으면 인간의 정해진 팔자에 굴복하는 느낌을 주는 반면 성경은 복종을 강요당하는 마치 가스라이팅 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할 겁니다. 마케팅 관점으로 본다면 공포 소구를 제대로 활용하는 수단인 거죠. 중요한 것은 종교나 철학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인간은 결코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매사 겸손하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각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겠죠.
창세기 2장 15절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살 곳과 일 할 곳 그리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준 구절입니다. 그러나 대체 먹지 말아야 할 나무를 왜 심어두신 걸까요? 아이 엄마들도 아이에게 항상 위험한 물건을 두고서 건들면 안 된다고 합니다. 아이는 항상 위험한 물건을 만지고 엄마에게 벌을 받지요. 혹은 주의 사항을 미리 말해서 그것이 유혹으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여하튼, 세상에 태어나서 어떤 부팅이 되는 순간 태초의 원죄가 이식되게끔 그러한 DNA를 만든 과정을 보여주는 구절이 아닌가 합니다.
창세기 2장 16절 명대로 하지 않으면 너는 반드시 죽는다
얼핏 봐도 자세히 봐도 창세기 2장 16절 구절은 섬뜩합니다. 그러나 생명수와 선악과를 먹으면 너는 반드시 죽는다라고 한 것이 일종의 경고라거나 겁박을 준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문득 사용설명서를 알려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기계처럼 먹고 마시고 누리고 유지하려고 만든 인간에게 선과 악을 인식하는 과실을 먹지 못하게 했다는 것 자체가 인간은 매우 단순한 생명으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날로 보면 누누나 시리 정도가 아니었으려나요.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을 닮은 로봇 인간을 만든 것이지 그처럼 지력을 줄 필요는 없어 보였던 거죠. 아니 창조주가 과학자였다면 아직 자신의 창조주가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는 예측불가였던 거죠. 그리고 에덴 정원에서 적응하는 것을 봐서 생명수도 먹이고 선악과도 먹여 업그레이드하려고 했는데 인간이 미리 먹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겨 실패작으로 평생 일이나 하라며, 고통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 상상의 나래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통에 이쯤에서 마무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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