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론이 돌아간 뒤 크로이소스에게 천벌이 내려졌다. 자신을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려진 벌이었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크로이소스에게는 두 명의 자식이 있다. 그중 하나는 농아였고 다른 한 명은 무척 총명하였는데 그의 이름은 아티스다. 크로이소스는 꿈에 아티스가 창에 찔려 죽는 것을 본 뒤 꿈이 너무 생생하여 궁에 있는 무기류는 전부 여자 방으로 옮겨 쌓아 놓도록 지시했다.
크로이소스의 천벌
얼마 후 왕자 아티스의 결혼식 준비가 한창일 때 살인죄를 저지른 사나이 한 명이 사르디스에 왔다. 그는 프리기아인인 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었다. 그 남자는 왕궁에 와서 크로이소스에게 그 나라의 관습에 따라 살인의 부정을 씻어 달라고 간청했고 크로이소스는 그대로 해 주었다. 왕의 질문 뒤에 그가 같은 왕족임을 알고는 왕궁에 머무르게 해주었다.
이 무렵 미시아의 올림포스산에서 거대한 맷돼지가 나타났다. 이 멧돼지가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자 주민들이 사낭 개와 청년을 불러 없애주길 탄원했다. 그러나 크로이소스는 왕자를 보낼 수는 없고 왕자는 곧 결혼할 것이라 몹시 바쁘다고 했다. 그러자 아들은 자신이 겁쟁이나 비겁자로 보이는 게 싫다고 가겠다고 한다.
크로이소스는 아드라스토스에게 아들의 호위를 맡아 주길 부탁한다. 멧돼지를 잡으러 가서 아드라스토스가 멧돼지를 향해 창을 겨누었는데 그 창이 빗나가 아티스를 찔러 죽고 만다. 아들을 죽인 자가 다름 아닌 자신이 살인의 부정을 씻어 주었던 자라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다.
이후 아드라스토스는 유해 앞에서 자기 목을 칠 것을 간청했다. 그러자 그대는 스스로가 죽음을 선고했으므로 이미 그대를 충분히 벌한 셈이라고 말하고 고사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갖추어 장사 지냈다. 그러나 아드라스토스는 자신의 형제에게 손을 대고 그 죄를 씻어 주었던 사람조차 파멸시켰다는데 자신이 가장 불행한 자임을 느끼고 장례식 이후 자살했다.
비탄에 빠진 크로이소스
천벌을 받았다고 생각한 크로이소스는 2년간 깊은 비탄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델포이를 비롯한 신전을 찾아다니며 신탁을 받으러 다녔는데 그중 델포이 신탁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그대로 행하였다.
그는 거북과 어린 양을 잘게 자른 다음 손수 이것을 청동 솥에 넣고 뚜껑을 닫은 후 이를 삶았다. 이러한 의식을 마친 후 소년상을 제작하였다. 이후 그는 자신의 왕권이 영구히 지속될 것을 묻는 신탁을 의뢰해서 대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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