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 소설가 인터뷰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만 발췌해서 올려봄. 배수아는 타인과 달라지기 위해 글을 쓴다. 그녀에게 소설은 자신을 타인과 변별하기 위한 도구다. 동물에게는 없는 욕구다.
계획없는 글쓰기
글쓰기에 계획이란 게 없다. 내 소설은 치밀한 플롯을 요하는 스릴러 물이 아니라 비교적 자유롭게 쓰는 편이다.
일단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으면 며칠이고 생각한다. 스토리를 생각하는 게 아니다. 나는 소설을 쓴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꿈에 인상적인 이상한 문장을 만나면 적어뒀다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식이다.그 문장이 소설의 첫 문장이 아닐 때도 있다. 어쨌든 그것이 모티브가 되어 소설이 쓰여진다.
배수아는 그냥 신기로 글을 쓰는 듯
미문을 싫어해서 퇴고도 한 번 정도에 그친다.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이다보니 앞뒤 논리가 안 맞는 경우도 더러있다. 배수아 소설에 철학이 없다. 통찰력 따위도 의도한 것은 아니다. 인상적인 감각의 세계를 언어로 표현하고 싶었던 거지 인생관이라든가 심오한 사상이나 철학, 그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라고 말한다.
소설은 낯선 환경에서 잘 써지기 때문에 주로 독일에서 쓴다. 외국에서는 감각이 새로워진다. 감각이야말로 육체의 옷인데 굉장히 잘 입어야 한다. 그게 나의 글을 좌우한다. 그래서 집에서는 소설 쓰는게 상상이 잘 안 된다. 소수성을 지향하는 글을 쓰고 싶다. 내 글이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 글인데 너무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면 뭔가 모순이잖아. 그런 상황을 경계한다.
유년기 때는 행복했다. 안데르센 동화를 참 많이 읽었다. 민속성을 살린 동화보다는 인생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는 동화, 작가의 상상력에 기대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동화가 좋았어요.
청년기는 불행했다. 지금은 청년기 때보다는 행복하다.
천재 작가 인정
타이프 연습하다 소설을 쓰게 되었다. 워드프로세서 연습을 하다 머릿속에 떠오른 글을 단편으로 완성시켜 데뷔했다. 그 이전에는 문학 공부를 한 적이 없다. 데뷔 이후에도 기성 문단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 격월간 비평지 악스트의 편집위원으로 일한다.
좋아하는 책을 선별해서 꼼꼼하게 읽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다독가가 아니다. 좋아하는 책만 읽어도 시간이 모자란다.
히다야트, 막스 피카르트,클라리시 리스펙토르, 파스칼 키냐르, 로베르트 발저, 제발트를 좋아함.
독일 소설을 좋아하지만 재미 없다는 단점이 있어요. 아주 좋아하는 작가로 제발트. 어릴 때부터 집에 있는 게 좋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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